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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물도 혈당을 올린다 — 귀리와 현미가 '안전하다'는 말의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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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물도 혈당을 올린다 — 귀리와 현미가 '안전하다'는 말의 진짜 의미 귀리와 현미는 혈당 관리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근데 그게 전부는 아니다. 조리 방식이 바뀌거나 양이 많아지면, 통곡물도 혈당을 꽤 빠르게 올릴 수 있다. 이 글은 그 조건이 무엇인지를 정리한다. Photo by RDNE Stock project on Pexels 여니의 이야기 식단 바꾼다고 흰쌀밥을 현미로 바꿨을 때, 처음엔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어. 건강한 탄수화물이잖아. 근데 현미죽을 끓여 먹은 날 오전에 유독 식곤증이 심하더라고. 밥이 문제가 아니라 죽이 문제였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게 됐는데, 그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통곡물이 '혈당 안전지대'라는 오해 귀리와 현미가 흰쌀이나 흰 빵보다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는 건 맞다. 하버드 공중보건대 에서 발표한 자료에도 현미의 GI(혈당지수)는 50~55 수준으로, 백미의 70~73보다 낮다고 나온다. 그러나 GI 지수 자체가 '먹어도 혈당이 안 오른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GI는 탄수화물 50g을 기준으로 측정한 상대적 수치다. 실제로 얼마나 먹는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GL(혈당 부하, Glycemic Load)인데, 이건 섭취량까지 반영한다. 현미 한 공기(약 210g, 조리 후)의 GL은 흰쌀 한 공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양이 많으면 GI가 낮아도 혈당은 충분히 오른다. 조리 방식이 혈당 반응을 결정한다 여니가 겪은 현미죽 문제가 여기서 나온다. 전분은 가열하는 시간이 길수록, 수분이 많을수록 소화 흡수가 빨라진다. 죽은 밥보다 훨씬 오래, 훨씬 많은 물과 함께 가열된 상태다. 전분 구조가 거의 다 풀려 있어서 소화 효소가 바로 접근할 수 있는 형태가 된다. 귀리도 마찬가지다. 귀리를 납작하게 눌러 만든 인스턴트 오트밀은 통귀리보다 표면적이 넓어 소화 속도가 빠르다. 10분 만에 끓이는 ...

왜 머리가 맑아지지 않을까? 브레인 포그, 장에서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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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머리가 맑아지지 않을까? 브레인 포그, 장에서 시작될 수 있다 집중이 안 된다. 방금 하려던 게 뭔지 기억이 안 난다. 충분히 잔 것 같은데 머리가 무겁다. 이런 상태가 며칠씩 이어진 적이 있다면, 그게 브레인 포그다. 피로나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기 쉬운데, 원인이 뇌가 아니라 장(腸) 에 있을 수 있다는 연구들이 꽤 쌓이고 있다. Photo by Alicia Harper on Pexels 무투의 이야기 처음엔 그냥 나이 탓이려니 했다. 회의 중에 말하려다가 단어가 안 떠오르고, 보고서 읽는데 같은 줄을 세 번씩 읽는 게 일상이 됐다. 수면 시간은 오히려 예전보다 늘었는데 머리는 더 무겁더라. 이게 뇌 문제인 줄만 알았는데 장 얘기를 들은 건 그 뒤였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머리가 멍한 게 왜 배랑 상관이 있어? 근데 찾아볼수록 무시하기 어려웠다. 목차 브레인 포그가 뭔지, 정확히 장-뇌 축: 배가 머리에 신호를 보낸다 장 상태가 나빠지면 뇌에서 일어나는 일 장 건강을 망치는 생활 습관 프로바이오틱스와 브레인 포그: 비교 정리 실제로 뭘 바꿔볼 수 있을까 브레인 포그가 뭔지, 정확히 브레인 포그는 공식 의학 진단명이 아니다.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사고 속도 둔화, 말문이 막히는 느낌 같은 증상들을 묶어 부르는 표현이다. 그래서 병원에 가도 "검사상 이상 없음"이라는 말을 듣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증상이 꽤 오래 지속된다는 거다. 만성피로증후군, 갑상선 기능 이상, 자가면역 질환 , 그리고 장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단순히 "피곤해서"로 설명이 안 될 때, 다른 가능성을 봐야 한다. 장-뇌 축: 배가 머리에 신호를 보낸다 장과 뇌는 직접 연결되어 있다. 미주신경(vagus nerve)을 통한 신경 신호, 혈액을 타고 이동하는 면역·대사 물질, 그리고 장내 세균이 만들어내는 단쇄지방산과 신경전달물질이 그 경로다. 이를 장-뇌 축(gut-b...

운동복, 직접 바꿔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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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복, 직접 바꿔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처음엔 운동복이 그냥 옷이라고 생각했어요. 땀 흡수가 좀 되면 충분하고, 비싼 기능성 소재가 뭘 얼마나 더 해주겠냐고. 그런데 몇 달 전에 소재를 바꾸고 나서 운동 중간에 체감이 달라지더라고요. 이게 기분 탓인지 진짜 기능 차이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연구가 꽤 있었어요. Photo by Andrea Piacquadio on Pexels 목차 운동복 소재가 체온에 영향을 준다는 게 맞는 말일까? 흡습 속건 소재,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나 압박 의류(컴프레션)와 퍼포먼스 여니의 소재 교체 경험 소재 선택할 때 실제로 따져야 할 것들 자주 묻는 질문 운동복 소재가 체온에 영향을 준다는 게 맞는 말일까? 이 질문에 "당연하죠"라고 바로 답하기가 좀 애매해요. 정확히는, 맞기도 하고 과장되기도 했거든요. 우리 몸이 운동 중에 열을 식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예요. 피부 혈류를 늘려 열을 발산하거나, 땀을 증발시켜 기화열로 체온을 낮추는 것. 운동복은 이 두 번째 경로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요. 옷감이 땀을 빨리 흡수하고 빠르게 증발시키면 피부 표면 온도가 더 낮게 유지되고, 그게 결국 심부 체온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거예요. 여러 스포츠과학 연구 에서 면 소재와 합성섬유 소재를 비교했을 때, 합성 흡습 소재를 착용한 그룹이 운동 후반부에 피부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경향이 나타났어요. 다만 이 차이가 실제 운동 능력 수치로 이어지는지는 조건에 따라 달랐고요. 그러니까 "운동복이 체온 조절을 돕는다"는 말은 땀의 증발 효율을 높인다는 의미 에서 맞는 말이에요. 마법처럼 체온을 제어한다는 건 아니고요. 흡습 속건 소재,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나 마트에 가면 "흡습속건", "드라이핏", "쿨링" 같은 말이 붙어 있는 옷들이 있잖아요. 이게 다 비슷해 보이는데...

스마트 인솔이 무릎 통증을 잡는다는 말, 반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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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인솔이 무릎 통증을 잡는다는 말, 반만 맞다 스마트 인솔이 무릎 통증에 좋다는 얘기는 꽤 오래됐다. 걸음걸이를 분석해서 교정해주고, 그 결과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든다는 논리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무릎 통증에, 어떤 조건에서"라는 전제가 빠지면 절반짜리 정보가 된다. Photo by MART PRODUCTION on Pexels 깔창 하나로 걸음이 바뀐다는 게 말이 되나 먼저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 걸을 때 발이 지면과 닿는 방식이 무릎 관절에 전달되는 하중의 방향을 결정한다. 발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무너지는 과내전(overpronation) 상태이면, 무릎 안쪽에 집중적으로 압력이 실린다. 이게 반복되면 내측 무릎 통증, 슬개골 통증, 장경인대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 쿠션 깔창은 충격을 흡수하는 데 그친다. 스마트 인솔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간다. 발바닥 여러 지점의 압력 분포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앱이나 진동 피드백으로 보행 패턴을 알려준다. 관련 연구들 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건, 실시간 압력 피드백이 보행 중 관절 모멘트를 실제로 줄인다는 점이다. 단, 피드백을 인지하고 의식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사람에 한해서. 그러니까 이 기기의 핵심은 '교정 정보를 주는 것'이지, '교정 자체를 해주는 것'이 아니다. 차이가 크다. 그럼 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NIH 관련 연구 를 포함해 여러 임상 자료를 보면, 스마트 인솔이 효과를 보이는 조건이 꽤 구체적이다. 효과가 나타나는 쪽 은 과내전 또는 과외전이 있는 사람, 초기~중기 무릎 골관절염 환자, 달리기 관련 무릎 통증(러너스 니)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에서는 통증 점수 감소와 보행 대칭성 개선이 꾸준히 보고된다. 특히 러너스 니의 경우, 착지 패턴 피드백만으로도 단기간에 무릎 충격 하중이 유의미하게 줄었다는 연구가 있다. 반면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 도 있다. 관절 손상...

주방이 정리되면 요리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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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이 정리되면 요리가 달라진다 요리가 귀찮은 이유가 "요리 자체"가 아닐 수 있다. 뭔가 하나 꺼내려 할 때마다 다른 게 쏟아지고, 결국 배달 앱을 여는 그 패턴. 여니는 그게 주방 구조 문제라는 걸 꽤 늦게 깨달았다. 세팅 하나 바꿨을 뿐인데, 밥 차리는 빈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Photo by www.kaboompics.com on Pexels ✍️ 여니의 이야기 처음엔 그냥 귀찮음의 문제라고 생각했어. 의지력이 부족한 거라고. 근데 주방을 한번 싹 바꿔봤더니 달라지더라고. 특히 아침이. 예전엔 커피 한 잔 끓이는 것도 뭔가 치우고 꺼내야 해서 그냥 나갔는데, 지금은 10분 안에 간단하게 뭔가를 챙겨 먹게 된다. 처음 2주는 별 차이를 못 느꼈는데, 그다음부터 슬슬 달라졌다. 목차 주방이 요리 빈도를 결정한다 자주 쓰는 것만 눈앞에 칼 하나, 도마 하나의 원칙 여니가 실제로 한 달 써본 이야기 건강 식단과 주방 구조의 연결 자주 묻는 질문 주방이 요리 빈도를 결정한다 행동심리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있다. "마찰력(friction)"이라는 건데, 어떤 행동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작은 불편함들이 쌓이면 그 행동 자체를 안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하버드 공중보건대 의 식이 행동 연구들도 이걸 지지한다. 건강한 음식을 먹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의지력보다 환경 설계에 있다는 것. 주방이 어수선하면 요리를 시작하는 심리적 비용이 높아진다. 프라이팬을 꺼내려면 냄비 두 개를 들어내야 하고, 도마는 싱크대 구석에 끼어 있다. 그 순간 뇌는 계산을 한다. "그냥 뭐 시킬까."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이다. 뇌는 에너지를 아끼려 한다. 반대로 자주 쓰는 도구가 손 닿는 곳에 있으면 , 요리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결정이 줄어든다. 이게 핵심이다. 자주 쓰는 것만 눈앞에 주방 정리의 첫 번째 원칙은 단순하다. 일주일에 한 번도 안 ...

행복 호르몬 4종, 정말 일상에서 늘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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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호르몬 4종, 정말 일상에서 늘릴 수 있을까 기분이 좋다는 게 단순히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건 이제 꽤 알려진 사실이다. 근데 막상 "세로토닌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답이 애매해진다. 햇빛을 쬐라, 운동을 하라 — 맞는 말이긴 한데, 왜 그게 효과가 있는지,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까지 알아야 실제로 움직이게 된다. 이 글은 그 부분을 짚어본다. Photo by DS stories on Pexels 무투의 이야기 솔직히 처음엔 "호르몬 얘기가 나한테 무슨 상관이야" 싶었어. 근데 작년에 번아웃이 왔을 때 뭔가 다르게 접근해보고 싶었거든. 그냥 쉬면 낫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뭘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는 상태랄까. 그때부터 이쪽으로 좀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목차 행복 호르몬이라는 말, 정확한 건가 세로토닌 — 기분의 기반 도파민 — 동기와 보상의 회로 옥시토신 — 연결이 만들어내는 것 엔도르핀 — 통증과 쾌감 사이 자주 묻는 질문 행복 호르몬이라는 말, 정확한 건가 "행복 호르몬"이라는 표현은 사실 과학 용어는 아니에요. 미디어에서 편의상 쓰는 말이고, 실제로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과 호르몬이 섞여 있거든요. 도파민, 세로토닌은 신경전달물질에 가깝고, 옥시토신은 호르몬에 가까워요. 엔도르핀은 뇌에서 분비되는 펩타이드 계열이고요. 그렇다고 이 구분이 일상에서 엄청 중요한 건 아니에요. 중요한 건, 이것들이 각각 다른 회로에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는 거예요. 하나를 올린다고 다 올라가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4가지를 따로 보는 게 의미가 있어요. 그럼 하나씩 볼게요. 어느 게 지금 자신에게 부족한 건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더 와닿을 거예요. 세로토닌 — 기분의 기반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딱히 슬프다기보다, 뭔가 계속 축 처지는 느낌 이에요. 의욕이 없고, 작은 일에...

스마트 링, 직접 써보고 알게 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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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링, 직접 써보고 알게 된 것들 처음엔 그냥 예뻐서 샀다. 반지처럼 생겼는데 심박수까지 잰다니 신기하기도 했고. 근데 한 달쯤 차고 다니다 보니, 내가 몰랐던 것들이 꽤 많이 나왔다. 수면이 이렇게 엉망이었는지도 몰랐고, 심박수가 오전과 오후에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도. Photo by Andrey Matveev on Pexels 목차 스마트 링이 실제로 측정하는 것들 심박수 추적, 손목 밴드와 뭐가 다를까 수면 데이터, 믿어도 될까 직접 써본 한 달 한계와 현실적인 조언 궁금한 점 스마트 링이 실제로 측정하는 것들 스마트 링의 핵심 기술은 PPG(광혈류측정)다. 손가락 안쪽에서 빛을 쏘고, 혈류 변화를 감지하는 방식이다. 심박수, 심박변이도(HRV), 산소포화도, 피부 온도를 이걸로 잰다. 여기에 가속도 센서가 붙어서 움직임까지 감지한다. 손가락은 손목보다 혈관이 표면에 가깝게 지나간다. 이론적으로는 신호가 더 깨끗하게 잡힌다. 실제 연구에서도 손가락 PPG가 손목 PPG보다 노이즈 간섭이 적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물론 이게 실제 착용 환경에서 그대로 적용되느냐는 또 다른 문제지만.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제품은 오우라 링(Oura Ring), 삼성 갤럭시 링, RingConn, Ultrahuman Ring Air 정도다. 측정 항목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앱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주느냐에서 차이가 꽤 난다. 심박수 추적, 손목 밴드와 뭐가 다를까 이 부분이 실제로 써보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거다. 이미 스마트워치를 쓰고 있었으니까. 운동 중 정확도는 솔직히 손목 워치가 더 낫다. 링은 달리기나 웨이트 같은 강도 높은 움직임에서 측정값이 튀는 경우가 있다. 손가락이 물건을 잡거나 충격을 받으면 센서 접촉이 미세하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반면 안정 시 심박수와 HRV 측정은 링이 유리하다. 특히 수면 중 측정값은 손목 워치보다 일관성이 높게 나온다는 연구도 있다. 손목은...

신앙과 명상, 알고 보면 몸에도 작용한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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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명상, 알고 보면 몸에도 작용한다는 이야기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몸을 바꾼다는 게 오랫동안 막연한 이야기처럼 들렸다. 그런데 지난 20여 년간 이 주제를 다룬 연구들이 꽤 쌓였고, 그 결과가 생각보다 구체적이다.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거나, 규칙적으로 명상하는 사람들의 뇌 구조가 다르다거나 — 그게 단순한 위약 효과인지, 아니면 더 깊은 무언가인지가 이 글의 핵심이다. Photo by Tara Winstead on Pexels 무투의 이야기 솔직히 처음엔 이 주제를 좀 우습게 봤다. 명상이 건강에 좋다는 말이 어딘가 뉴에이지스럽게 들렸거든. 근데 번아웃이 심했던 시기에 지인 권유로 조용히 앉아서 숨만 세는 걸 한 달 해봤는데, 확실히 잠드는 게 달라졌다. 빨리 잠들었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자다가 덜 깨는 느낌? 뭔가 바뀐 건 맞는데 정확히 설명을 못 하겠더라. 목차 흔히 아는 이야기 — 그리고 빠진 부분 스트레스 반응에 실제로 개입하는 방식 신앙과 공동체: 몸에 닿는 경로 명상 유형별 효과 비교 한계와 균형 잡힌 시각 흔히 아는 이야기 — 그리고 빠진 부분 "명상하면 스트레스가 줄어요."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설명이 거기서 멈춘다. 스트레스가 줄면 왜 신체 건강이 좋아지는지, 어떤 경로로 연결되는지는 흐릿하게 넘어간다. 명상이나 신앙 행위가 건강에 연결되는 경로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신경내분비 경로 —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패턴이 바뀌는 것. 둘째는 면역 경로 — 만성 염증 수치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연구들. 셋째는 행동 경로 — 신앙이나 명상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수면, 음주, 운동 같은 건강 행동을 다르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 세 가지가 따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어느 하나가 원인이라기보다 서로 얽혀 있다. 연구자들이 이 주제를 다루기 어려운 이유도 거기 있다. 스트레스...

발목이 굳어 있으면 스쿼트 자세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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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이 굳어 있으면 스쿼트 자세가 무너진다 스쿼트를 제대로 하고 싶은데 뒤꿈치가 자꾸 뜨거나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경험, 한 번쯤 있으시죠. 허벅지 힘이 부족한 건가 싶어서 하체 운동을 늘렸는데도 자세가 영 안 나올 때가 있어요. 그게 발목 유연성 문제일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Photo by cottonbro studio on Pexels 왜 발목이 스쿼트 자세를 결정할까요 스쿼트는 무릎이 발 앞으로 나오면서 몸이 아래로 내려가는 동작이에요. 이때 발목이 충분히 앞으로 꺾여야, 즉 발목 배굴(dorsiflexion) 범위가 확보돼야 뒤꿈치가 바닥에 붙은 채로 앉을 수 있거든요. 발목이 굳어 있으면 몸이 그 제한을 보상하려고 뒤꿈치를 들거나 골반을 뒤로 빼거나 허리를 과하게 굽히게 돼요. 이걸 보상 패턴(compensation pattern) 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이 보상 동작이 무릎과 허리에 불필요한 부하를 계속 준다는 거예요. 자세가 이상하다는 걸 알면서도 교정이 안 될 때, 발목을 먼저 점검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발목 배굴 가동 범위와 스쿼트 역학의 관계를 다룬 연구들 에 따르면, 발목 배굴이 제한된 사람일수록 스쿼트 중 무릎 외반(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요. 발목 유연성을 제한하는 진짜 원인 발목 자체가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경우가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의 긴장이에요. 종아리 근육, 특히 비복근과 가자미근이 짧아지면 발목이 앞으로 꺾이는 걸 물리적으로 막아버리거든요.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생활 패턴이 여기에 크게 기여해요.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발목은 거의 중립 또는 약간 아래로 향한 상태로 고정되고, 종아리 근육은 사용되지 않은 채 짧아지는 방향으로 굳어가요. 이 상태로 운동을 시작하면 아무리 스쿼트 자세를 연습해도 발목이 따라오질 않아요. 발목 관절 자체의 구조적 제한도 있어요. 관절 주변 조직이 딱딱해진 경우인...

아답토젠, 정말 스트레스에 효과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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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답토젠, 정말 스트레스에 효과가 있을까 스트레스를 '식물로 조절한다'는 말이 처음엔 좀 뜬구름 같다. 아슈와간다, 로디올라, 홍경천 같은 이름이 건강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이기 시작했는데, 효과가 있다는 사람도 있고 그냥 마케팅이라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 맞는 걸까. 적어도 기전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는 확인하고 싶었다. Photo by Tara Winstead on Pexels 목차 1. 아답토젠이란 무엇인가 2. 스트레스 반응과 아답토젠의 작용 원리 3. 대표 식물들: 아슈와간다, 로디올라, 홍삼 4. 무투가 써본 2개월 5. 먹을 때 알아야 할 것들 6. 자주 묻는 질문 아답토젠이 뭔지 먼저 짚고 가야 한다 아답토젠(Adaptogen)은 1940년대 소련 약리학자 니콜라이 라자레프가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특정 식물 성분이 신체가 스트레스에 더 잘 적응하도록 돕는다는 아이디어였다. 당시엔 군인과 노동자의 피로 회복 목적으로 연구됐다. 아답토젠으로 분류되려면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독성이 낮아야 하고, 신체 전반에 작용해야 하며, 스트레스 반응을 '특정 방향'이 아닌 '균형 방향'으로 조절 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흥분된 상태는 낮추고 처진 상태는 끌어올리는, 양방향 조절 성질이 핵심이다. 현재 NIH 를 포함한 여러 기관이 이 식물군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모든 기전이 명확히 밝혀진 건 아니다. 이 점은 분명히 해두는 게 맞다. 스트레스 반응과 아답토젠의 작용 원리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HPA 축(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통해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단기적으로는 유용한 반응이다. 문제는 이 축이 만성적으로 과활성화될 때다. 코르티솔이 오랫동안 높게 유지되면 면역 기능이 낮아지고, 수면이 흐트러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아답토젠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건 이 HPA 축의 조절이다. PubMed에 등록된 연구들 에 따르면, 일부 아답토...

운동 중 수분 보충,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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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중 수분 보충,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이온 음료를 챙겨 갔다. 운동할 때 마시는 거라면 당연히 스포츠 음료겠거니 싶었다. 근데 몇 달 지나고 나서야 그게 꼭 맞는 방식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물이냐 이온 음료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얼마나 마시느냐의 문제였다. Photo by Ketut Subiyanto on Pexels ✍️ 여니의 이야기 솔직히 처음엔 이온 음료가 몸에 더 좋은 줄만 알았어. 근데 요가 수업 후에 배가 살짝 더부룩한 느낌이 계속 들더라고. 한참 뒤에야 그게 이온 음료의 당 때문일 수 있다는 걸 알았는데, 그때부터 운동 종류에 따라 다르게 챙겨 마시기 시작했어. 아직도 완벽하게 파악한 건 아닌 것 같지만, 달라지긴 했다. 물만 마셔도 되는 운동이 있다 운동 시간이 60분 이하이고 강도가 중간 수준이라면, 사실 물로 충분하다. 이건 어디서 들은 얘기가 아니라 하버드 헬스 나 NIH 자료 에서도 반복적으로 나오는 내용이다. 짧은 시간의 가벼운 운동에서는 땀으로 빠져나가는 전해질의 양이 크지 않기 때문에, 굳이 이온 음료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주로 하는 요가나 가벼운 필라테스는 이 범주에 들어갔다. 그냥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으로 끝나는 운동들. 이온 음료를 마시면 오히려 불필요한 당과 나트륨을 추가로 섭취하는 셈 이 된다는 게, 처음엔 좀 의외였다. 물론 더운 날 야외 운동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계절과 환경도 변수다. 그럼 이온 음료가 진짜 필요한 순간은 언제일까 60분을 넘기거나, 강도가 높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할 때다. 장시간 달리기,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더운 환경에서의 야외 운동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땀에는 수분만 빠져나가는 게 아니다.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같은 전해질이 함께 손실된다. 이 전해질들은 근육 수축과 신경 신호 전달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해지면 피로감이 빠르게 오...

알고 보면 운동이 기억력을 높이는 건 '의지'가 아니라 '뇌세포'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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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운동이 기억력을 높이는 건 '의지'가 아니라 '뇌세포' 문제였다 운동하면 건강해진다는 건 누구나 알아요. 근데 뇌도 그 대상이라는 건 생각보다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특히 "유산소 운동이 기억력에 좋다"는 말, 그냥 몸이 건강하면 머리도 맑아진다는 뜻 정도로만 넘겼는데—그게 아니었어요. 진짜로 새로운 뇌세포가 생기는 얘기거든요. Photo by Pavel Danilyuk on Pexels 뇌세포는 한번 죽으면 끝이라는 말, 반은 맞고 반은 틀렸어요 오래전부터 이런 말이 있었죠. "뇌세포는 재생이 안 된다." 성인이 되면 신경세포 수가 줄기만 한다는 거요. 이게 꽤 오랫동안 교과서에도 실려 있던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1990년대 후반부터 이 상식이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성인 포유류의 뇌에서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긴다는 연구들이 나오기 시작한 거예요. 특히 해마(hippocampus) 라는 부위에서요. 해마는 기억을 만들고 저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에요. 새로운 정보를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옮기는 관문 같은 역할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 해마에서, 성인이 된 이후에도 신경세포가 새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밝혀진 거예요. 이걸 성인 신경발생(adult neurogenesis) 이라고 해요. 그럼 어떻게 하면 그 신경발생이 촉진되냐고요? 가장 강력한 자극 중 하나가 바로 유산소 운동이에요. 달리기가 뇌를 바꾼다는 게 진짜 연구로 나왔어요 2011년에 나온 연구가 꽤 유명한데요. 커크 에릭슨(Kirk Erickson) 연구팀이 55~80세 성인 120명을 대상으로 1년간 추적 관찰한 거예요. 한 그룹은 주 3회 40분씩 걷기 운동을 했고, 다른 그룹은 스트레칭 위주로만 했어요. 1년 뒤 MRI로 뇌를 찍었더니 유산소 운동을 한 그룹의 해마 부피가 약 증가했어요. 스트레칭 그룹은 오히려 약 1.줄었고요. 2%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

왜 병원을 옮길 때마다 같은 검사를 다시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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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병원을 옮길 때마다 같은 검사를 다시 해야 할까 처음 진단받은 병원에서 MRI를 찍고, 전문병원으로 옮기면서 또 찍는다. 비용도 문제지만, 같은 몸에 같은 검사를 반복하는 게 맞는 일인지 의문이 드는 건 자연스럽다. 블록체인 기술이 의료 기록에 적용되면 이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꽤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었다. 그게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봤다. Photo by Roger Brown on Pexels ✍️ 무투의 이야기 작년에 허리 디스크 때문에 동네 정형외과에서 대학병원으로 옮길 일이 있었다. 이미 찍어둔 MRI 영상이 있었는데, 병원 시스템이 달라서 CD로 구워오라는 얘기를 들었다. CD를 찾아가는 것 자체야 별거 아니었는데, 그걸 들고 가서 기다리는 시간 동안 드는 생각이 있었다. '이게 왜 아직도 이 방식이지.' 솔직히 처음엔 블록체인이 이걸 어떻게 해결한다는 건지 감이 잘 안 잡혔다. 지금 의료 기록, 어디에 있나 현재 의료 기록은 각 병원이 독립적으로 보관한다. 서울 A병원의 CT 결과가 부산 B병원에서 보이지 않는 건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다. 시스템이 연결돼 있지 않고, 연결되더라도 누가 책임지느냐는 문제가 항상 따라온다. 정부 차원에서 진료 기록 공유 시스템이 없는 건 아니다. 한국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부 데이터를 관리하고, 진료기록 요약지 전송 시스템도 시범 운영된 적 있다. 그러나 데이터의 완전성과 환자 통제권이라는 두 가지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블록체인이 다른 이유 블록체인의 핵심은 분산 저장이다. 의료 기록을 특정 서버 한 곳에 보관하는 대신, 네트워크 참여자 전체가 나눠 보관한다. 어느 한 기관이 데이터를 독점하거나 임의로 수정하기 어렵다는 게 기본 원리다. 의료 기록에 적용하면 이렇게 작동한다. 환자가 A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면, 그 기록은 암호화된 형태로 블록체인에 등록된다. 환자 본...